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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거래를 하다 보면 파트너사로부터 이런 연락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저희 그룹 내 조직 개편이 있어서, 앞으로는 저희 자회사랑 계약을 진행해 주세요. 이름만 바뀌는 거니 서류 한 장(Novation)만 써주시면 됩니다."
영업팀 입장에서는 "늘 하던 거래인데 뭐 어때?" 싶겠지만, 단순히 이름만 바꾸는 게 아니라 **'내 돈을 갚을 주체'**가 바뀌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 '별거 아닌 것 같은' 계약 주체 변경에서 반드시 챙겨야 할 디테일을 살펴봅니다.
1. 자회사는 '남'입니다: 법인격 독립의 원칙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할 사실은 **"100% 자회사라도 모회사와는 주머니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모회사가 아무리 글로벌 공룡 기업이라도, 계약 주체가 된 자회사의 자본금이 1억 원뿐이라면? 만약 사고가 터졌을 때 우리는 모회사의 자산에 손을 댈 수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법무팀이 **'모회사 보증(Parent Company Guarantee)'**을 고집하는 이유입니다.
2. '경개(Novation)' vs '양도(Assignment)'
보통 계약 주체를 바꿀 때 **'Novation Agreement'**를 체결합니다. 우리말로는 '경개'라고 하죠.
- 양도(Assignment): 내 권리만 넘겨주는 것 (의무는 여전히 내게 남을 수 있음).
- 경개(Novation): 기존 계약을 아예 종료하고, 새로운 주체와 똑같은 조건으로 새 계약을 맺는 것.
경개를 할 때는 기존 계약자(Retiring Party)를 완전히 놓아주게 됩니다. 그래서 **"교체되는 자회사가 사고를 치면 모회사가 책임진다"**는 보증 문구가 들어가지 않으면, 우리 회사의 채권은 공중에 떠버릴 리스크가 생깁니다.
3. 놓치면 후회하는 '디테일 조항' 3가지
외부 로펌의 퀵 리뷰를 통해 확인한, 실무에서 절대 놓쳐선 안 될 포인트들입니다.
① 제3조: "과거의 잘못은 잊지 마세요" (Past Obligations)
계약 주체가 바뀌는 날(Novation Date) 이전까지 발생한 채무나 클레임에 대해서는 기존 계약자(모회사)가 여전히 책임을 진다는 문구를 명시해야 합니다. "오늘부터 주인이 바뀌었으니 어제 일은 새 주인과 얘기하세요"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필수입니다.
② 준거법의 함정: "홍콩법이라면 제3자를 조심하세요"
만약 준거법이 홍콩법이라면 **'제3자 권리 조례'**를 주의해야 합니다. 계약 당사자가 아닌 엉뚱한 제3자가 계약상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도록 "본 계약에 명시되지 않은 제3자는 어떠한 권리도 가지지 않는다"는 배제 조항을 반드시 넣어야 합니다.
③ 분리 가능 조항 (Severability)
국제 계약은 워낙 변수가 많습니다. 특정 조항이 법 개정으로 무효가 되더라도 계약 전체가 깨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분리 가능' 조항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결론: 법무는 '만약'을 대비하는 보험입니다
"*** 같은 대기업이 설마?"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무자의 역할은 그 '설마'가 현실이 되었을 때 회사를 지킬 방패를 만드는 것입니다. 자회사로의 계약 이전, '모회사 보증'과 '과거 채무 존속' 두 가지만 기억해도 여러분의 계약은 훨씬 안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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