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주한미군, 對北억제 넘어 中·러 견제 '핵심축'… 美 전략 변화·트럼프 변수 속 가치 재조명

오픈에어워커이기도 2025. 4. 20. 01:00
728x90
반응형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급변하면서, 주한미군의 역할과 가치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습니다. 단순히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는 것을 넘어, 중국과 러시아까지 견제하는 동북아시아 안정의 '핵심축'으로서 주한미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국방 전략 변화 가능성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독특한 접근법 등은 주한미군의 미래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주한미군, 북한 넘어 중·러까지 견제

지난 4월 10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는 주한미군의 다면적 가치를 강조하는 미군 수뇌부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새뮤얼 퍼파로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주한미군이 사라지면 김정은 위원장의 남침 가능성이 커진다"며 대북 억제력의 핵심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 인도태평양사령부(US Indo-Pacific Command): 하와이에 본부를 두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를 관할하는 미군의 통합 전투 사령부입니다.
  • 미 상원 군사위원회(US Senate Armed Services Committee): 미국 상원에서 국방·군사 정책 및 예산을 심의하고 감독하는 중요한 위원회입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주한미군 감축은 "문제가 될 것(problematic)"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한반도에서 제공하는 것은 동해에서 러시아가 대가를 치러야만 하는 잠재력, 서해에서 중국이 대가를 치러야만 하는 잠재력, 그리고 현재 작동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억지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주한미군은 북한 방어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행동을 견제하는 역할까지 수행한다는 것입니다. 브런슨 사령관은 미군 주둔의 '보상'은 단순히 돈으로 측정되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 요충지에 대한 접근성, 전진기지로서의 역할, 동맹과의 지속적 파트너십, 그리고 억지력 그 자체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전진기지(Forward Basing): 잠재적 분쟁 지역 가까이에 군사력을 미리 배치하여 신속한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전략적 거점을 의미합니다. 주한미군은 동북아의 핵심 전진기지 역할을 합니다.
  •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 동맹국이 적대국의 핵 공격이나 침략 위협을 받을 경우, 미국이 자국 본토에 대한 공격과 동일하게 간주하고 핵우산 등 모든 군사력을 동원해 보복·응징하겠다는 약속입니다.

미국의 전략 변화 가능성과 북한의 '무덤덤'

이러한 군 수뇌부의 인식과 달리, 최근 미국 국방 전략의 우선순위가 변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 국방부가 작성한 '임시 국방 전략 지침' 초안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대비와 미 본토 방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북한 등 다른 위협에 대한 대응은 동맹국에 더 많이 의존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 임시 국방 전략 지침(Interim National Defense Strategy Guidance): 미국의 국방 정책 방향과 우선순위를 제시하는 국방부의 예비적 성격의 문서입니다.

만약 이 구상이 현실화된다면, 미국의 대한반도 확장억제 공약의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으며,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적 압박을 덜 느끼게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4월 15일, 북한 최대 명절인 '태양절'에 미국의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 전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위원장은 평양 살림집 준공식에 참석하는 등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미군 전략자산 전개가 잦아지면서 북한의 '내성'이 생긴 것일 수도 있지만, 미국의 전략 변화 가능성을 감지하고 여유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 전략자산(Strategic Assets):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강력한 군사 무기 체계를 의미합니다. 전략폭격기(B-1B 등), 핵 추진 잠수함, 항공모함 등이 대표적입니다.

'대만 유사시'와 주한미군의 역할

미국의 전략 우선순위가 중국으로 향하면서 '대만 유사시' 시나리오가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주한미군은 '전략적 유연성' 원칙에 따라 대만 방어를 위해 이동하거나 개입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대만 유사시(Taiwan Contingency):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침공하거나 대만 해협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는 비상 상황을 의미합니다.
  • 전략적 유연성(Strategic Flexibility): 주한미군과 같은 해외 주둔 미군을 한반도 방어라는 특정 임무에만 묶어두지 않고, 미국의 전 세계적 전략 필요에 따라 다른 지역 분쟁에 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입니다.

이 경우 한반도의 미군 공백을 북한이 기회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중국이 북한에 남한 공격을 사주하여 주한미군의 발을 묶으려 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하지만 전면전으로 인한 정권 붕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북한이 중국의 요구를 들어줄지는 미지수이며, 국지 도발 등으로 간접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더 크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한편, 한미동맹을 명분으로 대만 유사시 한국군 파병 압력이 커질 수도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 한미동맹(ROK-US Alliance): 1953년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과 미국 간의 군사 동맹 관계입니다.
  • 대량응징 보복(KMPR):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시 북한 지도부와 핵심 시설을 대규모로 타격하여 응징·보복하는 한국군의 작전 개념입니다.

결국 주한미군은 전략적 유연성 때문에 한반도를 떠날 수도 있는 존재처럼 보이지만, 역설적으로 대만 유사시나 북한 도발 시 가장 먼저 고려될 수밖에 없는 핵심 변수로서 그 전략적 가치가 더욱 부각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트럼프의 '거래적' 접근법

이러한 전략적 논의와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문제를 철저히 '비용'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시각을 재확인했습니다. 그는 해외 주둔 미군에 대해 "비용을 제대로 보전받지 못한다"고 주장하며, 주한미군 주둔과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관세 등 무역 문제와 연계하여 '원스톱 쇼핑' 방식으로 협상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 방위비 분담(Defense Cost Sharing):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부담하는 몫을 정하는 협상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큰 폭의 인상을 요구하여 갈등을 빚은 바 있습니다.
  • 원스톱 쇼핑 협상(One-stop Shopping Negotiation): 관련 없는 여러 사안(안보, 무역 등)을 하나로 묶어 일괄 타결하려는 협상 방식을 의미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역대 최대 규모의 국방 예산을 공언했음에도 불구하고 동맹을 비용 관점에서만 접근하는 태도는, 향후 한미 관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예고합니다.

결론

주한미군은 단순한 대북 억제력을 넘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고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전략적 자산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잠재적인 국방 전략 변화와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거래적 접근법은 주한미군의 미래와 한미동맹의 향방에 복합적인 과제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 정부의 더욱 정교하고 능동적인 외교안보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주한미군 #USFK #전략적가치 #한미동맹 #북한 #중국견제 #러시아견제 #인도태평양 #대만유사시 #전략적유연성 #확장억제 #방위비분담 #트럼프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