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유럽의 배터리 허브' 꿈꿨는데…헝가리 K-배터리 공장의 위기 (적자 전환, 감원 시작)

오픈에어워커이기도 2025. 6. 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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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난 몇 년간 'K-배터리'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핵심 산업으로 주목받았고, 특히 헝가리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생산기지, '유럽의 배터리 허브'로 불리며 대규모 투자가 집중되었던 곳입니다. 하지만 최근, 이 장밋빛 전망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헝가리 배터리 제조업계가 지난해에만 우리 돈으로 약 1,5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손실을 기록했다고 하는데요. 과연 헝가리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적자 전환, 생산량 급감: 헝가리 K-배터리의 현주소

이번 위기는 국내 대표 배터리 기업들인 삼성SDI와 SK온(SK그룹)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 삼성SDI: 헝가리 괴드에 위치한 공장의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나 줄었습니다. 매출은 약 6조 8천억 원을 기록했지만, 결과적으로 약 908억 원의 적자를 내며 이전 연도의 흑자(약 1,158억 원)에서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괴드 공장의 가동률은 30~40%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합니다.
  • SK온: 코마롬에 위치한 공장의 생산량은 무려 36%나 감소했습니다. 매출 역시 이전 연도보다 줄었고, 약 244억 원 흑자에서 약 72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마찬가지로 적자 전환했습니다.

헝가리 배터리 부문 전체로 봐도, 총매출이 21%나 줄어들며 산업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위기의 원인은? 두 가지 큰 파도

그렇다면 한때 유럽 전기차 시장의 심장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받았던 헝가리 배터리 산업은 왜 이렇게 갑자기 어려워졌을까요? 업계에서는 크게 두 가지 원인을 꼽고 있습니다.

  1. 유럽 전기차 시장의 '캐즘(Chasm)': 유럽 각국 정부가 전기차 구매 시 지원하던 보조금을 줄이거나 폐지하면서,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되었습니다. 전기차가 덜 팔리니, 당연히 그 안에 들어가는 배터리에 대한 수요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죠.
    • 캐즘(Chasm): 원래는 첨단 기술 제품이 초기 시장에서 대중 시장으로 넘어갈 때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되는 현상을 말하는데, 최근에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를 설명할 때 자주 사용됩니다.
  2. 중국 기업과의 경쟁 심화: 중국의 배터리 기업들이 헝가리 현지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생산량을 늘리고,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유럽 시장을 거세게 공략하고 있습니다. K-배터리 기업들이 바로 옆에서 강력한 경쟁자와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결국 '사람'까지… 감원과 고용 불안

실적이 나빠지면서 결국 일자리까지 위협받기 시작했습니다. 삼성SDI는 이반차와 괴드 공장에서 234명을, SK온도 99명을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임시직 노동자들 역시 계약이 만료되면서 대거 일터를 떠나고 있죠.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일부 기업들은 해고 통보 의무(한 번에 30인 이상 해고 시 적용)를 피하기 위해 한 번에 29명씩 나누어 해고하는 방식까지 사용되었다고 하니, 현장의 고용 불안이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헝가리 정부도 방향 트나? '지원 축소' 가능성

그동안 헝가리 정부는 K-배터리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수조 원대에 이르는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며 '유럽 전기차 공급망의 중심'이 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습니다. 실제로 삼성SDI와 SK온의 각 공장에는 수천억 원 규모의 대규모 지원이 이루어졌죠.

하지만 최근 헝가리의 마르톤 너지 경제개발부 장관은 "국가 지원을 다른 산업으로 돌리고, 중소기업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는 그동안 배터리 산업에 '올인'하던 정부의 정책 방향에 변화가 생길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향후 정부 지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결론: 불확실성 커지는 K-배터리의 유럽 전초기지

전기차 수요 둔화, 치열해지는 중국과의 경쟁, 여기에 미국 무역 정책 변화와 더딘 친환경 정책 추진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K-배터리의 유럽 전초기지인 헝가리에서의 사업 환경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헝가리 정부는 이번 하락이 일시적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업계와 투자자들의 걱정은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기술력만으로는 버티기 힘든 글로벌 무한 경쟁 시대. K-배터리가 이 위기를 극복하고 유럽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다시 찾아오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부단한 노력과 함께 정부의 전략적인 지원과 외교적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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