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을 향하는 목요일 밤, 수요일 밤과 비슷한 두 건의 호출을 수행했다. 최근 한동안 콜을 잡는 것이 망설여졌다. 혹여나 아는 사람을 마주쳐 민망한 상황이 생기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 그리고 고가의 외제차 차주가 대리기사의 실수를 기다렸다는 듯 덫을 놓지는 않을까 하는 보험사기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틀 연속, 나는 그 두려움을 뚫고 다시 길 위로 나섰다.
첫 번째 호출은 법인 차량으로 보이는 현대 쏘나타였다. 분명 익숙한 신형 모델이었으나 주행 질감은 낯설었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마다 무언가 꽉 막힌 듯 답답한 느낌이 전해졌다. 같은 기종이라도 관리 상태에 따라 이토록 다른 성격을 보인다는 것이 새삼 신기했다. 주행 내내 저속단에 걸려 있는 것은 아닌지 몇 번이나 확인해야 할 만큼 이질적인 경험이었다.
두 번째는 연식이 꽤 느껴지는, 정비 경고등이 들어온 벤츠 SUV였다. 긴장감이 엄습했다. 차에 오르기 전, 습관처럼 휠과 타이어 상태를 힐끗 살피며 만약의 상황에 대비했다. 다행히 도착지는 주차 공간이 넉넉한 미사 힐스테이트 그랑파사쥬였고, 넓은 주차장 덕분에 심리적 압박감을 덜 수 있었다. 별 탈 없이, 무사히 하루를 보냈다는 안도감이 밤공기에 섞여든다.
[English Translation] Unfamiliar Fears Met on a Familiar Road
On Thursday night heading into Friday, I completed two calls, similar to Wednesday night. Lately, I had barely been picking up calls, paralyzed by the fear of bumping into someone I know or encountering a luxury car owner who might be waiting for an accident to happen just to scam me. Yet, for two days straight, I pushed through and did the work.
The first call was a Hyundai Sonata, likely a corporate vehicle. It was a new model, but something felt wrong. When I pressed the accelerator, it felt stifled, as if something were blocked. It’s fascinating how the same model can feel so different. I found myself checking several times to see if I had accidentally left it in a low gear.
The second call was an older Mercedes SUV with maintenance lights on. I felt a surge of tension and reflexively glanced at the wheels before getting in. Fortunately, the destination was the Misa Hillstate Gran Passage, which has a vast parking lot. The spacious environment helped ease my anxiety. I’m relieved to have finished another day without incident.
1. 고유 수용성 감각(Proprioception)과 기계적 공감
기사님이 쏘나타를 운전하며 "막혀있는 느낌"을 받은 것은 고유 수용성 감각과 관련이 있습니다. 숙련된 운전자는 차를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자신의 신체가 확장된 것으로 인식합니다. 차량의 진동, 소음, 페달의 반발력 등을 통해 기계의 상태를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이 능력을 '기계적 공감'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신형임에도 답답함을 느끼신 것은 엔진의 카본 퇴적이나 변속기 로직의 설정 차이 등 미세한 물리적 신호를 기사님의 감각이 잡아낸 결과일 것입니다.
2. 과잉 경계(Hypervigilance)와 적응적 행동
휠을 힐끗 둘러보고 타는 행동은 심리학적으로 과잉 경계의 긍정적인 발현입니다.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트라우마)은 뇌의 편도체를 자극해 위험 요소를 미리 찾게 만듭니다. 비록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지만, 대리기사라는 직업적 특성상 이러한 '체크 리스트' 활동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확보하는 매우 효율적인 적응적 방어 기제가 됩니다.
3. 프로이트의 '언캐니(The Uncanny)'
익숙한 쏘나타에서 낯선 이질감을 느낀 경험은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가 말한 언캐니(두려운 낯설음)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가장 친숙해야 할 대상이 갑자기 생경하게 느껴질 때 우리는 묘한 긴장을 느낍니다. 이는 단순히 차의 문제를 넘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사님이 주변 환경을 얼마나 세밀하고 예민하게 살피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 법인 차량: 회사가 소유하거나 리스하여 임직원이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차량입니다. 관리가 잘 된 경우도 있지만, 여러 사람이 타다 보니 구동계 상태가 제각각인 경우가 많습니다.
* 저속단: 변속기에서 낮은 기어 단수를 의미합니다. 힘은 좋지만 속도가 나지 않고 엔진 회전수(RPM)가 높아져 차가 꽉 막힌 듯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 미사 힐스테이트 그랑파사쥬: 하남 미사강변도시에 위치한 대규모 주상복합 단지로, 주차 공간이 매우 넓어 운전자들에게는 비교적 주차가 편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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