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깐느극장'과 90년대 신림동 실제 극장들: 삼모극장, 천호극장의 추억 속으로

안녕하세요! 많은 분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이야기로 오늘도 블로그 문을 열어봅니다. 드라마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극 중 배경이나 설정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는데요, 특히 '신림 깐느극장'이라는 이름이 많은 분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 같아요. 프랑스 남부의 유명한 영화제 도시 이름을 딴 극장이 정말 신림동에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이죠.

결론부터 다시 한번 말씀드리자면, '신림 깐느극장'이라는 이름의 극장이 실제로 운영되었다는 기록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아마도 드라마 속 인물들의 이야기와 감성을 담아내기 위해 만들어진,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허구의 공간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실망하기엔 이릅니다! '깐느극장'이라는 이름 뒤에는, 어쩌면 우리가 잊고 지냈던 그 시절 신림동의 진짜 영화관 풍경과 추억이 숨 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오늘은 드라마 속 상상의 공간을 잠시 빌려, 90년대 신림동의 실제 극장들이 어떠했는지 함께 추억 여행을 떠나보려 합니다.

 

'깐느극장'이라는 이름에 담긴 꿈 (상상)

왜 하필 '깐느'였을까요? 정확한 이유는 드라마 작가님만 아시겠지만, 짐작은 해볼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영화제가 열리는 화려한 도시 '칸'. 어쩌면 그 이름은 조금은 팍팍했을지도 모를 그 시절, 영화를 통해 더 넓은 세상과 화려한 꿈을 꾸었던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이름일지도 모릅니다. 혹은, 동네 극장이지만 나름의 자부심과 특별함을 담고 싶었던 극장 주인의 소망이 담긴 이름(물론 극 중 설정이겠지만요!)이었을 수도 있고요. 이국적이고 세련된 이름 뒤에 숨겨진 소박한 동네 극장의 풍경, 그 대비 자체가 드라마틱한 매력을 주지 않았을까 싶네요.

 

시끌벅적 90년대 신림동, 그곳엔 진짜 극장이 있었다!

자, 그럼 이제 타임머신을 타고 1990년대 신림동으로 가볼까요? 지금도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지만, 90년대의 신림 사거리 일대는 그야말로 젊음과 활기가 넘쳐나는, 조금은 거칠지만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가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몇몇 중요한 극장들이 있었죠.

 

신림의 랜드마크 속 영화관: 삼모극장

90년대 신림동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삼모극장'입니다. 신림역 바로 근처, 커다란 '삼모타운' 건물 안에 자리 잡고 있었죠. 네, 맞아요! 많은 분들이 수영장이나 헬스장, 볼링장 같은 체육 시설(삼모스포렉스!)로 기억하는 바로 그 건물입니다. 이처럼 삼모타운은 영화, 운동, 쇼핑, 식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었고, 그 중심에 삼모극장이 있었습니다.

아마 당시 개봉하는 굵직굵직한 한국 영화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을 주로 상영했을 거예요. 주말이면 영화를 보려는 학생들, 연인들, 가족들로 북적였고, 삼모타운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던 설렘은 그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을 겁니다. 비록 지금의 멀티플렉스처럼 상영관이 아주 많지는 않았겠지만(아마 한두 개 관 정도?), 그 시절 신림동에서는 가장 현대적이고 큰 규모의 영화관 중 하나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겨운 동네 극장의 기억: 천호극장

삼모극장과 함께 신림동 주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또 다른 이름, 바로 '천호극장'입니다. 삼모극장이 크고 현대적인 복합 건물 안에 있었다면, 천호극장은 그보다 좀 더 우리 기억 속 '동네 극장'의 이미지에 가까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이것은 저의 추측입니다만!)

어쩌면 '깐느극장'이라는, 소박하지만 어딘가 멋을 부린 듯한 이름의 분위기와 더 어울리는 곳은 이런 느낌의 극장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최신 블록버스터보다는 조금 늦게 개봉하는 영화들이나, 두 편을 동시에 상영하는 '동시상영관'의 추억을 간직한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네요. 중요한 것은, 천호극장 역시 삼모극장과 마찬가지로 90년대 신림동 사람들에게 영화라는 즐거움을 선사했던 소중한 공간이었다는 점입니다.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

이렇게 동네마다 자리 잡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던 극장들은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 멀티플렉스라는 거대한 공룡이 등장하면서 하나둘씩 사라지거나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삼모극장 역시 시간이 흘러 그 자리에 대형 멀티플렉스(롯데시네마)가 들어서게 되었죠. 편리하고 쾌적해졌지만, 어딘가 모르게 그 시절 동네 극장만이 주던 특유의 분위기와 낭만은 함께 희미해진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드라마가 되살린 추억

'폭싹 속았수다' 속 '신림 깐느극장'은 비록 허구의 공간일 가능성이 높지만, 우리에게는 이렇게 잊고 있던 과거의 기억을 소환하는 마법을 부립니다. 삼모극장과 천호극장이 지키고 있었던 90년대 신림동의 풍경, 그리고 그 시절 영화관에 얽힌 우리 모두의 소소한 추억들을 말이죠.

 

드라마가 앞으로 '깐느극장'을 어떤 모습으로 그려낼지, 그곳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지켜보면 더욱 재미있지 않을까요? 여러분의 기억 속 '최애' 동네 극장은 어디였나요? 댓글로 여러분의 추억을 공유해주세요!